"상해·명예훼손·폭행[전파가능성 사건]" (판례, 2020도5813)
4.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선수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성’에 관하여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공연성은 전파가능성을 포섭할 수 없는 개념이다.
형법 제307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고, 특
정 개인이나 소수에게 말하여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연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견은 범죄구성요건을 확장하여 적용함으로써 형법이 예정한 범주를 벗어나 형사처벌을 하는 것으로서 죄형
법정주의와 형법해석의 원칙에 반하여 찬성할 수 없다.
전파가능성 법리를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한 대법원 1968. 12. 24. 선고 68도1569 판결, 대법원 1985. 4. 23. 선고 85도
431 판결,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5도329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515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
지의 대법원판결들은 변경되어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 전파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
석으로 죄형법정주의에서 금지하는 유추해석에 해당한다.
문언해석은 법률해석의 출발점이다.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는 그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유추를 통하여 처벌 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다.
따라서 형벌법규를 해석할 때는 더욱 문언의 의미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한민국 형법은 ‘공연성’과 ‘사실적시’를 명예훼손죄의 기본적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제307조 제1항)에 특색
이 있다.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비하여 법정형이 무거울 뿐이다(제307조 제2항). 이와 같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더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 현대 문명국가에서는 드물게도 ― 그 성립
범위가 대폭 확장되어 있는 반면, 공연성 요건을 충족해야만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한정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
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위협을 완화하고 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 공연성을 정한 입법 취지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행위
가운데 사적인 대화나 정보 전달의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으로’ 또는 ‘공개적으로’ 사실을 드러내는 것에 한정하여
처벌하려는 데 있다.
다른 사람의 명예를 침해할 수 있는 사실이 사회에 유포되는 경우만을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 입법자의 결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명예훼손죄의 성립 범위를 좁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가급적 넓게 보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공연히’는 국어사전에 있는 대로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게’라는 뜻이다.
형법 제307조에서 ‘공연히’는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행위의 모습을 한정하는 요건으로서 실행행위 자체가 공
연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공연히 이루어지지 않은 실행행위는 명예훼손죄의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문
언해석상 명백하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행위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공연히’라는 표현 대신에 ‘공공연하게’라는 표
현을 사용하고 있어 공연성의 의미를 한층 더 명확히 하였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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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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