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명예훼손·폭행[전파가능성 사건]" (판례, 2020도5813)
나. 반대의견의 여러 비판들은 여전히 초기 대법원 판례의 전파가능성 법리에 관한 지적에 머물러 있으나, 대법원
판례는 위와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전파가능성에 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관한 여러 제한
법리를 발전시켜 현재 확고한 법리로 자리 잡았다.
반대의견의 지적은 현재의 대법원 판례에 관한 타당한 비판이 될 수 없거나 다수의견이 전제하는 법리나 취지를
오해한 데에서 비롯된다.
1) 반대의견이 비판의 논거로 삼은 공연성의 문언적 의미나 입법 취지는 다수의견이 이미 판시하였거나 다수의견에서
전제로 하고 있는 내용이다.
즉, 다수의견도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는 취지와 표현의 자유와의 조화를 위해 명예훼손죄
인정 범위를 제한하고자 하는 목표의식은 동일하다.
그러나 명예훼손죄가 왕권 등의 유지·강화를 위한 수단이었던 시대와 달리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기
본적 권리로서 비교적 잘 보장되는 반면, 정보통신망 등을 통해 악의적이고 혐오적인 내용이 유포되어 개인의 인격
권이 무차별, 무제한적으로 침해되고 피해회복은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심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침해된 인격권을 보호해 줄 사전적, 사후적인 구제책이 부족하거나 미흡하다.
우리나라의 형법 등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처벌 대상으로 하는 입법 취지는 이러한 점에 있고, 국민들 사이에
서 여전히 행위규범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수의견이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위와 같은 현재의 명예훼손 양상과 명예훼손죄의 입법 취지
를 고려하여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개인의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단순히 사적 대화나 정보의 전달을 의도적으로 처벌하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규정짓는 전제에서 출발하면 균형 잡힌 이익형량을 실현하기 어렵다.
2) 반대의견은 전파가능성 법리가 상대방의 전파 여부에 따라 결과책임을 묻게 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다수의견과 전파
가능성 법리를 오해한 데에서 비롯한다.
다수의견 1. 라.항에서 자세히 본 바와 같이 다수의견은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실제 전파했는지 여부를 가
려 공연성을 판단하는 견해가 아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상대방에게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을 적시함으로
써 다른 사람의 명예가 훼손될 위험에 처하게 한 행위를 객관적·규범적으로 판단하여 그로 인해 일반적 위험성이 발
생하였다면 그 행위 자체에 불법성을 인정하는 것이고, 이는 결과책임과 전혀 다르다.
또한 반대의견이 주장하는 막연한 전파의 우려는 다수의견이 전파가능성 여부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고
도의 개연성을 요구할뿐더러 전파가능성에 관한 행위자의 인식과 그 위험을 용인하는 의사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
한편 반대의견은 적시의 상대방이 친구나 직장동료인 경우와 같이 동일한 신분관계에 있음에도 공연성에 관한 다
른 판단을 한 대법원 판례가 마치 서로 모순된 판단을 한 것처럼 비판한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전파가능성의 판단 기준을 친구나 직장동료라는 신분관계에 따라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
라 대화 경위, 사실적시의 내용, 적시의 방법과 장소 등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는데, 그중 하나만을 들어 비판하는 것
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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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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