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명예훼손·폭행[전파가능성 사건]" (판례, 2020도5813)
미국은 20세기에 들어서는 명예훼손의 대부분을 민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일부 주에서 형사처벌 규정을 두더라도
실제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을 함으로써 명예훼손죄의 왕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19세기 후반
부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이 줄어들었고 2010년에는 명예훼손죄를 폐지하였
다(Section 73 of the Coroners and Justice Act 2009). 독일에서는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이 진실임을 증명한 경우에
는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지 않고(독일 형법 제186조), 프랑스에서는 명예훼손죄에 관한 형벌로 징역형을 부���할 수
없다(프랑스 언론 자유에 관한 법률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
유엔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명예훼손죄에서 진실 항변을 허용해야 하고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
를 고려해야 하며 특히 명예훼손을 이유로 구금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UN Human Rights Committee (HRC),
General comment no. 34, Article 19, Freedoms of opinion and expression, 12 September 2011, CCPR/C/GC/34,
para. 47]. 더욱이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 보고서는 대한민국에 대해 형법상 명예훼손죄를 폐지할 것을 권고하
였다.
명예훼손을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고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민법상 손해배상으로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형사처벌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Frank La
Rue,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Human Rights Council 17th Session, Agenda item 3, A/HRC/17/27/Add.2 (21 March 2011), para. 28].
그러나 대한민국 형법은 여전히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하고 있고,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닌 이상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대법원이 1968년에 일본의 판례에서 인정해 오던 전파가능성 법리를 수용한 이래 이 법리는 개인 간의 사
적 대화까지 공연성을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형사처벌의 범위를 넓히고 있고, 그로 인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위축효과를 가져오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 형법 제310조의 공익성을 넓게 인정하고자 시도하나, 이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그 선후가 바뀐 것이다.
즉,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성을 규정한 취지를 고려하여 공연성의 범위를 엄격히 해석하는 것이 먼저이다.
다수의견은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사적인 관계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표현행위까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본
다음 다시 표현의 자유와 조화를 도모하고자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를 넓게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개인의 명예보호에 치우친 것은 마찬가지이고,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를 넓게 보더라도 그 발언의 주된 목적이나 내용에 공익성이 없는 이상 명예훼
손죄로 처벌받는다.
사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대화에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이를 요구하는 것은
사적인 주제에 관한 사담(私談)을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모든 국민은 사적 대화 내용이 피해자에게 흘러 들어가지 않는 요행을 바라는 것 외에는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또는 미처 발각되지 않은 범죄자로 보는 것이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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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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