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명예훼손·폭행[전파가능성 사건]" (판례, 2020도5813)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1430 판결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탑승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음란행위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없어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단을
지지하였다.
대법원은 공연음란죄의 공연성을 명예훼손죄의 공연성과는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본 범죄들은 그 보호법익이 사회적 법익이기는 하나, 구성요건으로서 공연성을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각각의 범죄에서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개별 행위가 직접적으로 사회에 유포되거나 노출됨으로써 타인
에게 해악을 끼치거나 보호법익을 침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만을 처벌하려는 데 있다.
이 점에서는 명���훼손죄의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둔 입법 취지와 마찬가지이다.
형법 등에서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여러 범죄에서 공연성의 의미는 동일하게 해석해야 한다.
그것이 각 규정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체계적인 해석에 합치된다.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음란죄나 음화 등 전시·상영죄와 달리 공연성 개념에 전파가능성을 포함한 것은 형법의 통일
적 해석을 무너뜨린 것으로 공연성에 관하여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마. 사실적시의 상대방이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로 공연성을 판단하는 것은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침해하
여 행위자에 대한 결과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이는 형사법의 평가방식에 어긋난다.
형사법에서 불법성의 본질은 행위반가치와 결과반가치에 있고, 그러한 불법성에 대한 평가방식은 객관적으로 나타
난 행위 속성을 먼저 검토한 다음 그로부터 비롯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둘 사이의 귀속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형사법의 불법판단에서 우선 파악해야 하는 것은 행위의 불법성이다.
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하여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는지는 그러한 행위를 한 사람을 기준으로 행위의 불법성을
판단해야 한다.
사실적시자(행위자)·상대방·피해자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중심으로 전파가능성이 있는지에 따라 공연성을 판단하는
것은 위와 같은 판단방식과 합치되지 않는다.
행위자의 행위에 대한 불법평가가 아니라 그 사실을 나중에 전해들은 제3자의 지위나 역할을 고려하여 행위자의 불법
성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예훼손죄 등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범죄 이외의 경우에는 위와 같이 행위자의 행위가 아닌 제3자의 지위나
역할에 따라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있다.
행위자가 적시한 사실을 접한 제3자가 피해자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정에 따라 공연
성을 결정하는 것은 행위자의 예견가능성을 벗어난다.
이는 행위자로 하여금 행위 당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게 만든다.
형법은 모든 법익에 대한 침해와 위험을 처벌하는 일반적 구성요건을 두고 있지 않고,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특정 행위만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전파가능성 법리는 명예침해 또는 그 위험 발생이라는 결과를 중시하여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에 규정된 특
정 행위, 즉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행위에 대한 불법성 평가는 도외시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파가능성 법리는 명예훼손죄에 대한 불법성 평가를 결과반가치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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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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