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명예훼손·폭행[전파가능성 사건]" (판례, 2020도5813)
‘공연히’ 또는 ‘공공연하게’는 그 뜻을 아무리 확장해석하더라도 소수의 친구나 직장동료 등에게 사적으로 말한 것
을 두고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게’ ��는 ‘숨김이나 거리낌이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발언했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행위가 원인이 되어 나중에 결과적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사실이 전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판결에서 그동안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한 사안에는 위와 같이 친구나 직장동료 등 사적인 관
계에서 이루어진 대화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는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기로 하는 약속을 다짐받고 하는 은밀한 대화에 대해서도 전파가능성을 매
개로 공연성을 인정하고 있다.
전파가능성 법리가 최초로 판례로 등장한 대법원 1968. 12. 24. 선고 68도1569 판결은 피고인이 자신의 집에서 같은 동
네 주민에게 말한 사안이다.
대법원 1985. 4. 23. 선고 85도431 판결은 피고인이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 부부에게 피해자에 대한 소문을 확인한
사안이고, 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5도329 판결은 피고인이 전화로 자신의 동창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을 말한 사안이다.
대법원 2017. 11. 3.자 2017도13231 결정은 피고인이 화장실에서 직장동료 1명에게 피해자에 대한 험담을 한 사안이다.
위 판결들은 전파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였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은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일대일로 비밀대화를 한 사안이고, 대
법원 2016. 8. 29. 선고 2016도4699 판결은 피고인이 동호회 회원 4명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비밀로 하기로 약속
한 후 피해자에 대한 욕설을 한 사안인데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였다.
위와 같은 사안에서 피고인의 발언이나 표현을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게’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
겠는가? 그것은 입법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고 법적 이성이 요구하는 바도 아니다.
사람은 말을 하면서 타인과 교류하고 사회성을 키워간다.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말할 자유는 표현의 자유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권리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라는 속담처럼 말은 그 자체로 전파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말이 진실이든 허위이든 전파가능성만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에 맞지 않고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중대하게 위협한다.
따라서 명예훼손죄에서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요구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을 고려하여 표현
의 자유를 위하여 숨 쉴 공간을 마련해 두기 위한 것이다.
위 대법원판결들에서 다루어진 사안과 같이 개인들의 사적 대화까지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는 것
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전파가능성이란 아직 그러한 결과가 현실로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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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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